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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efing] 기해년(己亥年) 우리경제, 성장 둔화로 고비 예상

기사승인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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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성장 고착화’ 우려…산업 업종별 喜悲

지난해 경제 성장률 2.7%, 6년만에 최저치

투자 부진이 성장 발목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돈을 풀어 소비를 부양했지만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꺾였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22일 발표한 2018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이는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높게 나왔지만 2012년 기록했던 2.3%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2017년 3.1%와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악화된 것은 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2017년 대비 4.0% 감소하며 1998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도 -1.7%로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반면 정부 소비는 5.6% 늘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일자리와 복지, 공공부문 투자 확대 등 재정지출을 늘린 것이 효과를 냈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8%로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수출증가율은 4.0%로 2013년 4.3%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호황에 따라 전자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올해다. 반도체 등의 수출 둔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1~20일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감소한 257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28.8%, 수출 1위 국가인 대중국 수출은 22.5%나 줄었다. 수출 둔화가 장기화된다면 성장률 2.6% 달성조차 힘들어진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둔화 국면이 이어진다면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수개월간 반도체 수출 감소를 감안할 때 한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투자 김찬희 연구원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며 “다만 전년 대비 9.7% 증액한 슈퍼 예산, 정부의 친노동정책 기조 조율 의지 등 정책 변화 조짐에 경기 하강세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문정희 연구원 역시 “2019년 경제전망은 여전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고용이 미약해 소비의 전제 요건인 소득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건설과 설비 등 민간투자는 올해 개선이 예상되나 전년 대비 감소폭이 줄어드는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먹구름, 경기하락 예상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2.9%~3.5% 전망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과 2021년 성장률로는 모두 2.8%를 예측했다.

지난 1월 8일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세계은행은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었다.

세계은행은 ‘어두워지는 하늘(Darkening Skies)’이란 부제의 이번 보고서에서 “국제 무역과 투자 움직임이 동력을 잃고 있고 무역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며 “수출 의존도가 큰 나라들의 경기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회복되고 이 밖의 다른 많은 국가들의 경제 성장 역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기 하락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임을 시사한 것이다.

우선 선진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기존의 전망치인 2.0%를 유지한 가운데 유로존의 경제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기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2.5%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일본 경제 성장률 전망은 0.9%로 종전보다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아울러 유로존은 앞선 전망보다 0.1%포인트 떨어진 1.6%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대외 수요 둔화, 차입 비용 증가, 지속적인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4.7%의 전망치를 4.2%로 -0.5%포인트 내렸다.

지역 별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올해 6%로 전망했다. 중국은 6.2%로 둔화되는 한편 나머지 지역은 5.2%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인도네시아는 5.2%로 안정세를 유지하지만, 태국 경제는 3.8%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과 중앙 아시아의 경우 터키의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올해 2.3% 성장을 예상했다. 특히 터키는 높은 인플레이션·금리 등으로 1.6%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폴란드(4%), 러시아·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은 1.7%, 중동 북아프리카는 1.9%, 남아시아는 7.1% 등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특히 인도가 7.3%로 성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상품 수출업자의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고 상품 수입업자의 활동은 둔화되고 있다”며 “1인당 성장은 2019년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약 35%에서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를 좁히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며 취약성과 갈등, 폭력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의 비율은 60%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차입 비용의 급격한 증가는 자본 유입을 감소시키고 많은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과거 공공 부채와 민간 부채의 증가는 금융 여건과 시장 심리의 변동에 대한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무역 긴장을 강화하면 세계 성장이 약해지고 세계적으로 상호 연결된 가치 사슬이 교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 그룹의 세일라 파카르바시오글루 부회장은 “세계 경제의 전망이 어두워짐에 따라 비상사태 계획을 강화하고 무역을 촉진함은 물론 금융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현재의 불확실성을 탐색하고 성장을 활성화시키는데 결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7%에서 3.5%로, 3.0%에서 2.9%로 낮춘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 21일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해 지난해 10월 보고서 3.7% 대비 0.2% 낮춰 잡았다. 또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3.7%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무역정책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심리 약화 속에서 지난해 하반기 둔화한 경제 모멘텀을 반영해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Brexit)’ 관련 불확실성,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의 악재가 잇달아 나오면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IMF는 독일 등 유로존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는 1.9%에서 1.6%로 0.3%포인트 낮아졌다. 이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 부진의 영향으로 독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9%에서 1.3%로 무려 0.6%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본의 성장률은 0.9%에서 1.1%로 올려 잡았다. 일본의 2020년 성장률 전망치도 0.3%에서 0.5%로 상향조정됐다. 이는 일본의 재정지출 계획과 2020년 도쿄올림픽 특수로 인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신흥개도국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당초 4.7%에서 4.5%로 낮아졌다. 이는 유가 하락과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글로벌 요인과 특수한 국내 요인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이미 지난해 10월 조정이 이뤄진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률은 변동이 없었으며 한국도 이번 전망 수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IMF 관계자는 “올해는 인도·아세안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적인 성장 둔화가 예측된다”며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재정 건전성이 취약한 신흥국에 강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7% 하회 전망

소비·수출 중심 성장…하방 압력 커질듯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24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이날 공식적으로 올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올해 한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의를 개최한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해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하회하겠지만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는 재정정책이 확장적인 가운데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도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증가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등으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설비투자는 올해 하반기 중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 등으로 IT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건설투자의 경우 신규 수주·착공 부진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수출은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글로벌 무역분쟁의 영향 등으로 작년에 비해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1.4%, 내년 1.6%를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올해와 내년 각각 690억달러, 670억달러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 4% 내외, 내년 3%대 후반을 기록하며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향후 성장 전망 경로상의 상방리스크로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정부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내수여건 개선 ▲경제활성화 정책 등에 따른 기업 투자 확대 등을 꼽았으며 하방리스크로는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중국 및 유로 지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세 약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약화 등이 언급됐다.

한편 한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1.0% 깜짝 성장하면서 연간으론 한은 성장률 전망(2.7%)에 부합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여건은 지난해보다 결코 녹록지 않은 형국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국 경기둔화 조짐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내부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 한국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1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개월 연속 마이너스는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이상으로 중요한 과제는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출 품목 다변화”라며 “국제 반도체 가격 등락에 따라 수출이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불안요소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로 동결했다.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고 현재 금리에 대한 금융안정과 경기둔화 등 상·하방 압력이 혼재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연달아 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한은은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고 연내에는 금리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해 국내 주요 산업별 동향 및 전망

 

지난 지난해 대한민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 세계에서 7번째로 수출액 6,000억달러 돌파 국가가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1일 2018년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6,055억달러(한화 약 675조7,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이자 한국이 1948년 수출을 시작한 이래 70년만의 최대 실적이다.

한국은 2011년에 수출액 5,0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7년만에 6,000억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세계 7번째로 수출액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한국은 수입에서도 2017년 대비 11.8% 증가한 5,35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무역액도 역대 최대인 1조1,405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수입·무역액 모두 지난해 최고실적을 기록한 한국은 무역수지에서도 705억달러로 10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수출 순위에서 2017년 이어 2년 연속으로 6위를 유지했으며 세계 무역에서 우리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대인 3.1%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 연간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13대 품목 가운데 반도체·석유화학·일반기계 등 6개 품목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품목별 실적은 석유제품이 2017년 대비 33.5% 증가했으며 반도체 29.4%, 컴퓨터 17.3%, 석유화학 12.0%, 일반기계 10.2%, 섬유 2.5% 순이었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단일 품목 사상 세계 최초로 연간 수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한 1,267억달러로 집계됐다. 일반기계·석유화학 수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500억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화장품·의약품·패션의류 등 유망 소비재 수출도 2017년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선박 수출은 2017년 대비 49.6% 급감했으며 이밖에도 무선통신기기(-22.6%), 가전(-18.3%), 디스플레이(-9.9%), 자동차(-1.9%), 철강(-0.6%), 자동차 부품(-0.1%)의 수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중남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주력 시장인 미국, 중국과 신(新)남방 지역인 아세안, 베트남, 인도 등의 지역에서 최대 수출을 달성했으며 독립국가연합(CIS) 지역(17.7%), 중국(14.2%), 일본(14.2%) 등에서는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7년 대비 14.2% 증가한 1,622억달러로 조사됐으며 아세안(1,003억달러·5.3%), 미국(728억달러·6.0%), 베트남(486억달러·1.8%), 인도(156억달러·3.7%)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미·중 통상 분쟁, 노딜 브렉시트, 반도체 시황 악화, 국제유가 하락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이같은 우리 경제의 큰 축인 수출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월 20일까지의 한국의 수출은 25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산업별로는 반도체 수출 실적 하락에 기인한다.

이같은 경제 상황 속에 국내 산업계가 이러한 경제 흐름을 타고 올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각 경제전문 기관 및 산업별 전문가들의 전망을 토대로 올해 주요 산업별 동향 및 대응방향을 살펴봤다.

 

반도체, 지난해 4분기 실적 딛고 하반기 반등 예상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쇼크’를 피하지 못하면서 부진하자 올해 반도체 업계가 실적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하반기엔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상반된 시각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 순이익 15조5,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34.3%, 영업이익은 51.9% 증가한 것으로 이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경영실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D램 가력 하락 등으로 4분기 실적 부진했다. 4분기 매출은 9조9,381억원, 영업이익은 4조4,30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3%, 32%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지난 1월 31일 발표한 2018년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86조2,900억원, 영업이익 44조5,700억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며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 치웠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부터 이어진 수요 감소와 재고조정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매출 18조7,500억원, 영업이익 7조7,700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증권업계는 올해 반도체 업종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9년은 반도체업종 전체에 가혹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요가 언제 되살아날지도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SK하이닉스 측은 “대형 고객사가 최적화를 추진하면서 D램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게 사실"이라며 "IT 전반의 수요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세계 주요 IT기업이 데이터서버 증설 경쟁을 멈추고 투자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시설 투자가 공급확대로 연결되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 가격 하락은 각각 36%, 44%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는 역사적으로 가장 가파른 하락을 나타냈던 2011년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 상승게로 돌아서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하고 있다. 2분기까지는 메모리 공급이 확대돼 수급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하반기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역시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을 낙관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해 PC 생산 감소로 이어지는 등 수요가 둔화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분석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에서도 반도체는 늘 주시하면서 면밀하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반도체 업계가 상반기 가격 조정기에 돌입한 후 하반기 상승세를 탈 가능성에는 소위 ‘버블론’에 대한 인식도 깔려있다. 실제로 D램 기준으로 보면 현재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일종의 버블이 만연하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는 시장의 버블이 사라지고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그 중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재차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업계는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연간보다는 분기별로 계획을 수립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첨단기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 LNG선 수주 확대로 오랜 불황 탈출 전망

 

   
 

올해 연 초부터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잇따르면서 한국 조선업이 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 부활에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현재 조선업은 올해 모든 제조업 분야가 고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 홀로 불황을 비켜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앞서 조선업계는 2015년 이후 세계 경기 침체와 국제 유가 상승 등 여파로 수주 절벽을 겪으며 힘겨운 시기를 보낸 바 있다. 2016년과 2017년 전세계에서 10여척 가량만 발주되던 LNG선은 2018년에는 70여척 수준으로 늘었고 그 중 62척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 3사가 수주했다. 특히 고가의 16만㎥급 이상 대형 LNG선 수주가 이어지면서 각사의 수주 목표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즉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조선업계 ‘효자종목’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업황 개선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는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를 탈환했다. 향후 글로벌 발주량도 늘어날 전망이고 한국이 강점을 지닌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도 환경 규제 강화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LNG선을 필두로 한 조선업계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주 확대만을 보고 조선업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이면에 난관도 적지 않다.

우선 최악의 불황을 겪던 지난해 대형 조선사가 파업을 겪는 등 갈등적 노사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있다. 저임금 해외 인력을 쓰면서 조선업 임금 수준을 한국의 6분의 1로 낮춘 싱가포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실제 지난해 국내 조선 업계는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에 연달아 참패했다. 전문가들은 기술력이 필요한 LNG 운반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분야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 업체들이 높아진 임금 수준에 걸맞은 수준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LNG선 발주량이 물동량 증가 속도보다 빨라 공급과잉 우려도 나타나는 상황이며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 후판가격 협상을 두고 철강업계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앞두고 있는 것도 조선업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어찌됐건 조선업 세계 1위 탈환의 효자 역할을 한 LNG 운반선은 올해 발주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전 세계 LNG 운반선 76척 가운데 66척을 수주하며 거의 싹쓸이를 했다. 올해 LNG선 발주 예상치는 지난해(65척)보다 4대 늘어난 69척에 이를 전망이다. 클락슨은 LNG선 발주가 2027년까지 매년 평균 63척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조선업황이 회복세에 들면서 국내 조선 3사는 일제히 올해 수주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178억달러로 잡았다. 조선에서만 지난해(132억달러) 대비 21% 높은 159억달러로 계획했고 해양플랜트 부문은 추가 19억달러로 잡았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78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약 20억달러는 해양 부문이며 나머지는 조선 부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공식 수주 목표를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조선업황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개선과 발주량의 전성기 수준 회복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해양플랜트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설계 능력 등 기술력을 높여야 또 다른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편 최근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타진하면서 글로벌 조선산업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조선업 1, 2위 업체가 합병하는 것으로 매머드급 글로벌 조선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글로벌 조선 시황은 살아나고 있지만 공급 과잉에 따라 빅2 체제 개편 목소리는 그동안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국내의 경우 기술력이 비슷한 조선 3사가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 회복이 더뎠던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방산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사업구조가 거의 겹쳐 있어 두 회사가 합병되면 사업 조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이다.

 

철강, 내수·수출 동반 부진한 ‘이중고’ 전망

 

   
 

철강 산업이 올해 내수·수출이 동반 부진한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 산업 부진에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수출마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美 232조 조치, 글로벌 보호무역 등의 직접 제재를 피하면서 수익성을 지키고 동시에 제품가격 인상의 수혜를 누렸다. 수요가 넉넉하진 않았지만 이를 마진 인상으로 극복하며 수출을 전년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치가 않다. 무엇보다 올해 세계 철강 수요 증감률이 실물경기 둔화로 전년 증가율(3.9%)의 절반에 불과한 1.4%에 그치는 등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며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과 자동차, 건설 등 국내 전방산업 부진, 수입규제 확산 등의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제조업 수출이 타격을 입어 중국 내 철강 수요가 늘기 어려워 중국발 철강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울러 자동차 등 국내 수요 산업인 주요 제조업이 부진을 겪고 있고 철강 수요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 경기도 위축된 상황이라 더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조선업이 지난해 수주를 늘리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산업의 부진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수요 감소 뿐 아니라 2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미세먼지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와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압력도 부담요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쿼터제(수출 물량 제한)를 시행하면서 대미국 수출 물량은 2015~2017년의 70% 수준인 263만톤까지만 가능하다. 갑작스러운 쿼터제 시행으로 혼란을 겪었던 국내 업체들은 올해 업체별 품목별 쿼터 배분을 마무리 짓고 연간 쿼터를 25%씩 나눠 분기마다 수출 물량을 조절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쿼터제가 유지되는 이상 대미 수출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는 주요국 쿼터 제한 등으로 올해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 수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계 수장들도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경기 하락이 전망되어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고 현대제철 김용환 부회장은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경제위기 등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올해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이중고’ 상황에 시달릴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올해는 내수시장 방어와 수출 다변화를 위한 시장의 노력이 집약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철강업계는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시장 다변화 및 수입규제 민관 공동 대응 ▲국내 대기업의 스마트 제철소 기술 및 노하우 공유를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 ▲고부가 제품 위주 전환 및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 등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수출 총력지원체계를 구축하고 217조원 규모의 수출금융과 함께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을 확대해 수출다변화를 지원할 계획이며 업계에서도 철강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스마트화 및 친환경화를 통해 차별성을 높이고 강건한 철강생태계를 구축,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 수요 성장세 둔화 전망

 

석유화학업계 빅3로 꼽히는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이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제품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 가격차에서 발생하는 수익)가 지난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익이 좋아진데 따른 것이다.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미·중무역분쟁,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전망 등 거시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받아 수요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상반된 예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올해도 좋은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수출 시장에서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올해도 저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경쟁사가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공급 과잉 이슈도 없어서 기초소재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석유화학 산업은 내수 부진, 중국 성장 둔화, 재고 손실 확대 등으로 인해 후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용정 선임연구원은 “내수 부진, 재고손실 확대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올해 생산은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등 글로벌 수입 수요의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는 국제유가가 지난해 대비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으로 이는 제품가격 하락으로 전가되면서 재고 손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되면 납사 등 원료비 하락은 원가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수출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 심화에 따른 세계 교역 위축,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증가세가 전년 대비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인도, 아세안(ASEAN) 지역의 산업 경기 호조로 인해 수입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라 둔화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내수의 경우 자동차, 섬유, 디스플레이 등 전방 수요산업의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도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려 온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올해는 중국의 수요 감소 등으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석유화학 산업이 슈퍼 사이클(초호황)을 지나 올해 다운사이클(불황)로 접어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석유화학 불황’ 전망의 근거로 ▲북미 대규모 천연가스 설비의 신규 가동에 따른 글로벌 공급 확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중국의 수요 감소 등을 제시했다.

이에 성 장관은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제조업 혁신전략’ 이행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하고 석유화학 산업의 도약을 위한 3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민관이 ‘2년 연속 석유화학 수출 5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예정된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하고 유가 변동성에 취약한 나프타(납사) 외에 다른 원료로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향후 수소경제 시대에 대비해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생기는 부생수소에 대한 투자 확대와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올해 국내 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물리는 것) 예비관세를 부과했다”며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도 이 같은 보호부역주의가 이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위기에 대응한다는 방안을 갖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유가변동, 환율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요인이 많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도 “원료 다변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 특화제품 개발 등으로 내년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 수요 줄고 공급 늘어 시장 ‘빨간불’ 예상

 

   
 

지난해 정유업계는 원유가격 변동 영향으로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악화되는 상반된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4사의 지난해 정유부문 실적을 살펴본 결과 이들 기업은 총 매출 112조9,330억원, 영업이익 2조9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매출합계 93조2,587억원보다 21.2% 늘어난 규모이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4조6,084억원의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9%에 불과했다. 1,000원을 팔아 19원을 영업이익으로 번 셈이다.

올해는 시황이 더욱 안 좋아져 국내 정유업계가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먼저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신규 정유설비는 완공되면서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정제마진도 올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유업계는 미국, 중국, 중동 등 전 세계의 신규 정유설비가 완공돼 석유 공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신규 정유설비 규모는 2017년 하루 평균 58만 배럴, 2018년 하루 평균 116만 배럴 수준으로 글로벌 수요 증가분인 하루 평균 140만 배럴을 하회했다. 하지만 올해 신규설비 규모는 하루 평균 18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올해 석유 수요 증가분이 일일 기준 100만배럴 이하 수준에 그쳐 석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위축되며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도 더욱 하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정유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 역시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정유업계는 지난해 5억배럴게 육박하는 사상 최대 석유제품 수출량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과 수출단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제유가와 휘발유 마진이 급락해 수출 여건이 악화됐지만 글로벌 경유, 벙커C유 수요 확대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올해 역시 수출환경은 어려움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올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비정유사업의 영향력을 키워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시행될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를 적극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확대 등 수출 체질을 개선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올해 구조적 위기감 지속 전망

 

   
 

지난해에도 국내 자동차산업은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다. 생산·수출은 3년 연속 줄었고 내수는 소비세 감면 덕에 간신히 버텼다. 최대 시장인 미국 쪽 수출은 3년 전 10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70만대로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중국의 성장에 둔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정체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년 자동차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가 지난해 대비 0.1% 성장한 9,24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2016년 처음으로 9,000만대(4.7%)를 돌파한 후 성장세가 1.8%(2017년), 0.2%(2018년)로 정체중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는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빅3’ 시장의 판매 감소 때문이다. 올해도 미국과 유럽은 전년 대비 1.4%, 0.2%가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시장 전망도 비슷하다.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상반기까지 연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가 부진하고 하반기에는 지난해 판매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자동차 판매가 179만대로 지난해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2015년 10.4%에서 -0.4%(2016년), -1.8%(2017년)로 내리막을 걷다 지난해 0.9%로 반짝 상승했지만 올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미·중 등 최대시장 수요 감소 등 자동차업계의 대내외 악재가 이어졌다. 올해도 미·중 주요시장 수요침체, 친환경차 패러다임 전환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자동차산업의 구조적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악의 경우 자동차 연간 생산 400만대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후방 산업과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와 부품산업의 후퇴는 국가경제에도 직격탄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2025년 수소차 10만대 양산’ 목표를 달성한다는 가정에서 미래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전까지 적어도 5년 이상은 버텨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산업은 위기임에도 과거의 성공에 기대어 혁신 없이 첨예한 노사갈등과 안락한 방관자에 머물러 있다”며 “올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어려운 구조조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정부도 올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과 연착륙을 위해 부품업계에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비상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어닝쇼크(2018년 3·4분기 영업이익 76% 급감) 현대·기아차는 SUV 등 신차 대거 출시와 신흥시장 공략, 친환경차 시장 리딩을 목표로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각오다.

산업부 최남호 시스템산업정책관은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매를 먼저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말부터 수출과 내수 생산실적이 회복되고 있고 한국 GM 사태는 수습되면서 경영정상화에 들어가 올해는 작년 수준의 하락폭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올해 OLED로 반전 노린다

 

   
 

갈수록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았다.

실제 ‘2018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77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같은 시기 반도체 수출액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같은 수치는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타격을 입은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대형 LCD 패널 생산 증가 및 단가하락의 영향으로 국내 LCD 패널의 수출액은 총 136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출은 긍정적이다. LCD 수출액 대비 33억6,000만달러적은 103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11.7% 성장했다. 이는 TV와 모바일에서 OLED 패널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증가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중국발 물량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생산량을 줄이고 OLED에 집중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으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LCD 공정을 OLED로 전환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편하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QD-OLED는 퀀텀닷과 OLED를 결합한 것으로 OLED 블루소자를 백라이트로 활용하는 방식의 기술이다. 이르면 오는 4월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QD-OLED 투자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전해진다. 8세대 LCD 라인은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충남 아산에 위치한 L8-1 생산시설이 QD-OLED 생산라인으로 바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또한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 균형을 위해 대형 OLED 사업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은 중소형에 집중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중심의 투자를 통해 OLED 매출 증대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올해 OLED 대세화를 앞당기겠다”며 “상업용, 자동차용 OLED를 집중 육성해 2020년까지 매출의 50% 이상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형 OLED 사업에서는 TV용 제품 라인업을 기존 4K 해상도에서 8K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올해 상반기 중 완공한다. 이후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 대형 OLED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형 OLED 사업에서는 생산 안정화에 주력한다. 이에 구미 6세대 공장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파주의 신규 6세대 공장도 조기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김호준 기자 reporter@iga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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